의성군 이웃사촌지원센터

청년이 찾는 안계 지속 가능한 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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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명 한국일보
원본기사주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768?did=NA

12주 동안 의성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인 '청춘구 행복동'에 참여한 청년들이 의성 안계면 안계전통시장에서 자신들이 직접 만든 식혜와 과일청,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12주 동안 의성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인 '청춘구 행복동'에 참여한 전국 각지의 도시청년들이 의성 안계면 안계전통시장에서 자신들이 직접 만든 식혜와 과일청,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시골생활이 지루하지 않냐고요? 시간이 녹아요 녹아. 하루해가 어떻게 저무는지 모르겠어요.”

21일 오전 8시 경북 의성군 안계면 안계전통시장. 50대 조차 찾아보기 힘든 시골장터에 20, 30대 청년이, 그것도 8명이 한꺼번에 짐보따리를 들고 들이닥치자 너나없이 주름살이 펴지고 입가에는 미소가 감돌았다. 새벽부터 나와 있던 장터 할머니들은 “오늘은 뭐 팔러 왔노(느냐)”라며 살갑게 말을 건넸다. 익숙한 풍경처럼 보였다. 청년들은 한결같이 "의성살이가 너무 재미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경북도와 의성군이 추진 중인 ‘이웃사촌 시범마을’에 참여한 도시청년들이다. 단위사업의 하나인 도시청년 의성 살아보기에 참여한 청년들은 안계면 ‘청춘구 행복동’에서 석 달간 의성살이를 하며 난생 처음 시골체험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보신탕집과 낡은 모텔을 리모델링한 이곳 ‘낭만농부’와 ‘금수장’에는 서울과 대구, 충청, 전라 등 전국 각지의 도시에서 온 청년 15명이 함께 산다. 여성이 10명으로 남성의 2배나 된다.

이날 청년들은 시장 한 켠 가판대에 직접 만든 식혜와 과일청을 펼쳐 놓고 “시원한 식혜 드세요!”라며 우렁찬 목소리로 ‘호객’에 나섰다. 장보러 온 주민들도 선뜻 지갑을 열었다. 경기 광명에서 온 전주응(26)씨는 “농촌살이가 어떤지 한번 체험왔다가 직접 식혜와 과일청을 만들어 팔고 있다”며 “언젠가 의성에서 창업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경북도와 의성군이 추진 중인 ‘이웃사촌 시범마을’이 사업 3년차를 맞아 저출생 고령화, 지방소멸 극복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4일엔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 15일 국토연구원 연구원들이 지방소멸 극복 대안연구를 위해 의성군을 찾는 등 연구나 벤치마킹을 위한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웃사촌 시범마을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민선 7기 1호 공약사업이다.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 일자리와 주거, 복지체계를 두루 갖춘 새로운 개념의 청년마을을 조성한다는 프로젝트다. 소멸위험 지수가 가장 높은 의성에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그 성과를 토대로 확산한다는 복안이다.

이웃사촌 시범마을의 알파와 오메가는 모두 청년이다. 청년농부 육성,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청년 1인 주거시설 건립, 청년예술캠프, 도시청년 의성 살아보기가 대표적이다. 단순한 귀농귀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의성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수영장과 펫카페, 캠핑장 등을 갖춘 펫 월드도 청년층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청춘구 행복동에 입주한 청년들은 12주 동안 이곳에서 농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귀농체험을 통해 귀농 여부를 탐색하고 있다. 예비역 군 장교, 휴직 중인 항공사 직원 등 이력도 다채롭다. 지난해 이곳을 거쳐간 1, 2기 30명 중 절반인 15명이 이미 의성에 정착했다. 이들은 음식점을 열거나 창업을 준비 중이다.

스마트팜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표적 사업이다. 경북도와 의성군은 안계면 시안리 3.9㏊ 에 139억원이나 들여 최첨단 온실 5개 동과 육묘장 7개 동을 구축했다. 물주기 비료주기 환기가 자동으로 조절되고 사물인터넷을 이용해 외지에서 스마트폰으로도 작동된다. 공모를 통해 참여한 청년농부들은 경북도농업기술원에서 이론교육을 받은 뒤 이곳에서 1년간 딸기농사 실습을 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교육기간 중 매달 200만원의 체재비를 받는다. 수료 후 딸기 농사를 지을 경우 보조 1억5,000만원, 융자 2억원 등 최대 3억5,000만원까지 지원받는다. 창농 후 10년 넘게 의성에서 농사를 짓는 조건이다. 1, 2기 수료자 48명 중에는 8명이 스마트팜 농장을 창업했다. 경북도는 3기 청년농부 30명을 모집 중이다.

김재석 의성군 스마트농업계장은 “스마트팜 농장에서 1년을 잘 배우면 창농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성 출신인 김동찬(31)씨는 대학 졸업 후 레스토랑이나 자동차회사서 일하다 지난해 8월 고향으로 유턴해 '달빛레스토랑'을 열었다. 김씨와 같은 청년 창업팀이 운영하는 가게는 안계면에만 10곳이나 된다. 수제만두, 수제맥주, 카페 등 젊은 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아이템이다.

명소가 늘면서 관광산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낙동강을 끼고 있는 단밀면 낙단보 인근의 청년예술촌에는 조선통신사였던 율정 박서생을 기린 ‘율정호 청년통신사선’이라는 유람선이 운항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1,500여명이 다녀가기도 했다.

이광대 의성군 청년정책계장은 “의성에 정착한 청년들이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사업에 대한 자기 확신과 용기”라며 “장밋빛 미래만 보고 막연히 생각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원주민과의 융합은 여전한 숙제다. 해결책의 하나로 상생사업이 추진 중이다. 관광자원이 별로 없는 안계평야에 경관작물인 우리밀을 심어 관광인프라를 조성하면 주민들의 살림살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경북도와 의성군은 21일 안계평야에서 이웃사촌 시범마을 우리밀 현장평가회를 열고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유채는 유난히 추운 의성지역에 적합하지 않지만, 우리밀은 지역 토양과 기후에 안성맞춤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정근 경북도 인구정책과장은 “청년 사업 전반을 세밀하게 점검해 이웃사촌 시범마을이 의성을 살리고 나아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기폭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2주 동안 의성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인 '청춘구 행복동'에 참가한 전국 청년들이 건물 앞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의성 이웃사촌 시범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청춘구 행복동'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머무르는 안계면 '낭만농부' 숙소 전경. 김재현 기자

 

'청춘구 행복동'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금수장-낭만농부 건물 주변에 드넓은 안계평야가 펼쳐져 있다. 김재현 기자

 

청년 농업 창업을 꿈꾸는 전국 각지의 청년들이 22일 의성 청년 스마트팜 농장에서 딸기 농업 실습을 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경북 의성군 청년 스마트팜 농장에 딸기가 탐스럽게 열려 있다. 농장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은 이 곳에서 1년 동안 실습을 거치면 각종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재현 기자

 

하늘에서 바라본 의성 청년 스마트팜 농장 전경. 김재현 기자

 

의성 안계면 출신으로 타지에서 생활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달빛 레스토랑'을 창업한 김동찬씨가 의성에 창업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지난 21일 지역 주민 소득 증대를 위한 안계평아 밀, 유채 재배단지 현장 간담회가 금수장 뒷마당에서 열리고 있다. 김재현 기자

 

의성=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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